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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과 차 ①] #차박 인기에 소형SUV도 급성장…좁은 공간? 옵션으로 충분해

'언택트' 시대에 맞는 레저 ... 가장 작은 '베뉴'도 차박에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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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0호 윤지원⁄ 2020.07.04 07:50:40

코로나19로 타인과의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요즘, '차박'이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 = Jimmy Conover, unsplash)

2020년 상반기, 정부가 캠핑카와 관련된 자동차 개조에 관한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코로나19로 캠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캠핑과 관련한 자동차 시장도 크게 변했다. 오토캠핑이 주를 이루던 캠핑 트렌드에 차박(車泊)이 가세하니 SUV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규제 완화 덕분에 경차 캠핑카까지 등장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직접 캠핑카를 제조해 출시하고,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강화하는 등 그동안 자동차 개조 중소업체들이 중심이던 캠핑카 시장에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캠핑 인구, 9년간 10배 증가

통계청은 국내 캠핑 인구가 6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1년에는 약 60만 명이었다고 하니 10년도 안 되어 10배 늘어났다. 20세기 후반 내내 경제 성장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던 대한민국에서 에코, 힐링, 슬로우라이프, 워라밸 등 형이상학적 가치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지속된 결과일 게다.

캠핑은 올해 상반기에 더욱 주목받았다. 2월부터 전 세계 모든 이슈를 압도한 코로나19 때문이다. 집을 잠시 벗어나서 여행 및 아웃도어 활동을 하고자 할 때, 호텔 같은 대중 숙박업체는 인구 밀도가 높고, 다수의 타인과 시설을 공유하는 반면, 캠핑은 내 텐트와 내 취사도구 등 내 물건만 사용해서, 타인과 거리를 유지하며 안심한 채 탁 트인 야외 생활을 할 수 있는 활동이다.
 

사람마다 캠핑을 즐기는 방식이 다르다. 사진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텐트와 테이블, 의자 등 다양한 아웃도어 장비들을 이용한 오토캠핑. (사진 = pixabay)


캠핑 산업의 범위는 매우 넓다. 사람마다 캠핑을 즐기는 법이 다양해서다. 트래킹 같은 다른 아웃도어 활동과 캠핑을 겸하는 사람은 알파인 텐트, 소형 버너 등 백팩에 챙기기에 부담 없는 경량 장비들을 선호한다. 반면, 자녀 동반 가족 단위로 여유 있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은 차에 많은 장비를 싣는 오토캠핑을 택한다. 그들은 대형 텐트와 테이블 세트, 대형 그릴, 난방 및 조명 장비에 빔프로젝터와 스크린까지, 어지간한 집안 살림 못지않게 다양한 장비를 구비하곤 한다.

가족 및 지인들과 화롯가에 둘러 앉아 떠들며 북적이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등유 램프 아래서 직접 근사한 요리를 해서 와인과 즐기는 아날로그적 ‘감성 캠핑’, 그리고 이걸 혼자 즐기는 ’솔캠(솔로 캠핑)‘ 등이 요새 더 유행이다.

극단적으로는 ‘부시크래프트(bushcraft) 캠핑’이라며, 다목적 단도(短刀)나 손도끼만 한 자루 들고, 개발되지 않은 자연에 들어가, 주변의 죽은 나무와 돌, 흙 등을 재료로 화덕, 도마, 식기 등은 물론 잠자리까지 즉석에서 만들어 쓰는, 서바이벌 방식의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차박’의 유행, 이유 있다

승용차를 숙소나 텐트 대용으로 쓰는 ‘차박’(車泊)은 최근에 급성장하고 있는 캠핑 트렌드다. 인스타그램에서 ‘#차박’이 포함된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20만 개가 훌쩍 넘는 포스팅이 나온다.

특히 차박은 차로 이동하면서, 간단한 식사도, 잠도 다 차에서 해결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어서,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캠핑 스타일로 각광 받는다.

세단이 아닌 SUV, 웨건, 해치백 차량은 대부분 2열 이후의 좌석을 접어 트렁크 적재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모델마다 전폭이 다르지만, 대략 슈퍼싱글 침대보다 넓은 폭의 바닥 면적이 확보된다. 발 뻗고 누울 공간이 나왔으면 에어매트 등으로 바닥을 평평하게 만든 다음 침낭 등의 침구를 세팅한다. 벙커형 침대나 캡슐형 호텔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숙소가 완성된다.
 

차 안에 두 사람이 잘 수 있는 침낭 등이 세팅되어 있다. (사진 = Lucas Favre, unsplash)


텐트에 비하면 넓이가 아쉽지만 1인, 2인 가구가 늘어난 요즘 솔캠 및 커플 캠핑에는 부족하다 할 수 없다. 또 텐트는 비바람 같은 악천후, 자연의 소음 등에 취약하고, 설치, 해체, 관리 등이 번거로운 반면, 차는 냉난방 공조시스템 덕에 쾌적하고, 튼튼한 차체 덕에 안전하며, 정박과 이동이 간편하다.

주 52시간 근무 정착으로 ‘저녁이 있는 삶’과 취미 생활도 풍부해지고 있다. 차박은 평일 저녁의 캠핑도 가능하게 한다. 아무 계획도, 별다른 준비 없이도 퇴근 후 훌쩍 아무 데나 떠나 차 대고, 밥 먹고, 자고 오는 여행을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다.

차박과 소형 SUV 시장의 성장

차박은 낯선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제약이 거의 없이 자유로운 방식대로 자기 만족을 추구할 수 있는 활동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보편화 된 언택트 기조와 상관없이 이미 우리나라 현 젊은 세대가 추구해온 라이프스타일과 일맥상통한다.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애 첫차로 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것도 이처럼 차박이 유행하는 문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SUV 중에서는 최근 소형 SUV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가 눈에 띈다. 가장 저렴한 가격대에, 세련된 디자인에 첨단 사양을 갖춘 신차가 계속 쏟아지며 가장 경쟁이 치열한 차급으로 급부상했다. 국산 모델만 지난 1년 사이에만 베뉴,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XM3 등이 새로 등장했다. 기존의 코나, 스토닉, 니로, 캡처, 티볼리, 트랙스 까지 포함하면 이들 차급의 경쟁모델은 국내 5개 브랜드에서 10종에 달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들 국산 소형 SUV 판매량은 총 11만 8725대로, 지난해 상반기의 7만 807대와 비교해 67.7% 증가했다.

전체 SUV 판매량 가운데 소형 SUV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국산 SUV 전체 판매량은 24만 2934대였고, 소형 SUV 차급의 비중은 29.1% 정도였다. 셀토스와 베뉴가 출시되기 전이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SUV 전체 판매량은 30만 9821대로 25%가량 증가했다. 이 중 소형 SUV 차급의 비중은 38.3% 정도로 9.2% 포인트 늘어났다.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베뉴'. (사진 = 현대자동차)


베뉴 안에서 잘 수 있나?

차내 공간만 놓고 보면 소형 SUV는 여유 있는 취침을 기대하긴 어렵고, 차박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국산 SUV 모델 중 전장이 4040mm로 가장 짧은 현대자동차 베뉴는 차박의 마지노선과 같은 차다. 베뉴에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은 1열 좌석 및 등받이를 최대한 앞으로 당기고, 폴딩한 2열 좌석과의 틈까지 메꿨을 때 170cm 정도의 길이를 확보할 수 있다. 성인 남자가 혼자 대각선으로 누우면 모를까, 똑바로 누우려면 트렁크를 닫을 수 없다.

베뉴의 적재 공간은(2열 폴딩시)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공식 블로그 기준 903L에 그친다. 다만, 베뉴를 제외한 나머지 차는 모두 2열 폴딩시 1100L 이상의 적재공간이 확보된다. 각 제조사가 발표한 공식 제원에 따르면 이 차급의 모델들 가운데 2열 폴딩 상태에서 가장 실내 공간이 여유롭게 나오는 차는 트레일블레이저(1470L)이고, 이어 셀토스(1393L)와 트랙스(1370L)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델에서는 베뉴보다는 여유 있는 취침 공간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 베뉴의 트렁크 적재 공간. 차량 전장이 4미터를 겨우 넘는 크기여서, 적재공간만으로는 차박에 적합하지 않다. (사진 = 현대자동차)


사이즈는 가장 작지만, 캠핑과 차박 트렌드와 관련해 베뉴를 따로 언급할만한 이유는 또 있다.


애초에 ‘혼라이프 SUV’라는 도발적인 슬로건을 외치며 세상에 나온 베뉴다. 이 시대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특히 개인이 중심이 되는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차다. 그리고 캠핑은 빼놓을 수 없는 이 시대 젊은 세대의 문화다.

베뉴는 차 안에서 넉넉한 취침공간을 제공하지 못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이를 보완하는 베뉴 전용의 커스터마이징 옵션 상품을 제공한다. 베뉴의 트렁크와 도킹시켜서 사용할 수 있는 에어카텐트가 그것으로, 아웃도어용품 전문기업 제드(ZED) 코리아에서 제작한 이 텐트는 설치도 비교적 간편하며, 3인용 공간을 갖춰 부족한 차체 적재공간을 보완하기에 충분하다.

트렁크 도킹 방식의 텐트는 차박에서 많이 사용된다. 다만, 기성 텐트 제품을 구매할 경우 차체와 텐트 사이의 틈새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운데, 이 에어카텐트는 베뉴 전용으로 나오기 때문에 걱정이 없고, 베뉴를 타고 즐기는 차박에는 더없이 훌륭한 장비가 된다.
 

현대자동차는 베뉴의 트렁크 부위에 도킹하여 차박용으로 쓸 수 있는 에어카텐트를 전용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H 제뉴언 액세서리즈'를 통해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에어카텐트는 아웃도어 제품 전문 브랜드 제드코리아가 제작한 제품이다. (사진 = 제드코리아 페이스북)


현대기아차, 국내 자동차 커스터마이징-튜닝 문화 주도

베뉴 에어카텐트는 현대자동차가 직접 운영하는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H 제뉴언 액세서리즈’(H Genuin Accessories) 에서 제공한다.

‘H 제뉴언 액세서리즈’는 현대차가 2014년부터 운영하던 기존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튜익스’(TUIX)를 대체하는 새로운 브랜드로, 현대차는 지난 6월 30일, 더 뉴 싼타페를 공개하면서 ‘H 제뉴언 액세서리즈’ 브랜드 론칭도 함께 언급했다.

더 뉴 싼타페 고객에게도 캠핑을 위한 도킹 방식의 전용 에어카텐트를 옵션으로 제공한다. H 제뉴언 액세서리즈는 그 밖에도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키트 등 다양한 편의 및 레저 상품들을 선보인다.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제품은 완성차가 판매되고 난 뒤에 추가 구매해 적용하는 애프터마켓 제품이다. 소비자는 나만의 차를 더욱 나만의 차답게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튜닝(개조)을 시도하는데, 이를 커스터마이징이라 한다. 자동차 튜닝 시장에서는 베뉴 전용 에어카텐트처럼 장식과 편의를 더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의 외관 변형, 동력 성능까지 개조하는 시도도 빈번하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자동차 튜닝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정부는 그동안 자동차 튜닝에 대해 안전 문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불법 행위로 인식하고 포지티브 규제를 적용했다.

이로 인해 국내 자동차 튜닝 시장은 주로 음지에 형성됐고, 드러난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3조 8000억 원 정도로 파악됐다. 반면,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미국의 튜닝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의 열 배가 넘는 44조 원에 달했다, 같은 해 독일은 23조 원, 일본은 14조 원 규모였다. 규제가 시장의 성장을 막아온 셈이다,
 

H 제뉴인 액세서리즈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더 뉴 싼타페 전용 커스터마이징 카텐트 '메가 팔레스 카텐트' 제품 페이지. (사진 = 웹페이지 화면 캡처)


튜닝에 대한 인식과 국내 튜닝 시장의 문제

튜닝 시장 규모가 큰 나라에는 특정 완성차 브랜드만 전문적으로 오랜 세월 튜닝 및 커스터마이징 사업을 해온 유명 튜닝 브랜드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1977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 튜닝만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브라부스’(BRABUS)와 이보다 훨씬 이전인 1896년에 설립되어 아우디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압트’(ABT) 등이 있다.

국내에서 합법적인 튜닝 시장이 마련된 것은 2013년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가 설립되면서 부터다. 튜닝 시장 합법화는 환영할 일이었지만, 브라부스와 압트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을 가능하게 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기도 해 자칫 국내 튜닝 산업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라는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가 있는 나라임에도 이에 대적할 만큼의 명성을 가진 튜닝 브랜드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4년 직접 커스터마이징 브랜드를 론칭해 운영하기 시작했으니, 현대차의 ‘튜익스’와 기아차의 ‘튜온’이다. 그리고 이번에 현대차의 튜익스가 새로운 이름을 얻고 새롭게 출발하게 된 것.

정부는 때마침 지난해부터 자동차 튜닝 관련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했다. 특히 자동차 튜닝과 캠핑카 산업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 올해 두 번에 걸쳐 캠핑카와 관련된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국내 캠핑카 시장을 활성화 시킬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러한 시기, 자동차 부문 최대 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H 제뉴언 액세서리즈’가 향후 국내 자동차 튜닝 산업과 문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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