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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대우조선해양 대형 부실의 진짜 이유와 재발 방지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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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6호 문규상 변호사(전 대우조선해양 기업윤리경영실장)⁄ 2020.05.29 10:26:27

지난 정권에서 천문학적인 지원(즉, 국민의 세금)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정상화되지 못한 ‘정경유착’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게 ‘대우조선해양 사태’다. 조 단위의 분식회계 등이 적발되면서 과거 경영진 일부가 실형을 살고 있어 국민 일반은 ‘방만 경영’을 부실의 주된 원인으로 알고 있지만, 그 내막을 열어보면 △세계 경제의 큰 변화 △실력을 뛰어넘는 과도한 기대와 무리한 수주 △관리 책임을 맡은 산업은행의 방만 등 여러 원인이 노출된다.

2009~2014년 대우조선해양의 기업윤리경영실장(부사장)을 역임했던 법무법인 대륙아주 문규상 변호사가 작성한 보고서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영업손실에 대한 원인분석 및 대책’를 입수해 그 내용을 2회에 걸쳐 전문 게재한다.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를 맞아 전세계의 경제 양상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대우조선해양 사태 같은 초대형 부실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문 변호사의 보고서는 시의적절하고 깊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문화경제 = 문규상 변호사(전 대우조선해양 기업윤리경영실장))

1. 들어가며


- ‘대우조선해양의 모태는 1973. 설립된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입니다. 1978. 대우그룹이 인수해 대우조선공업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꾸었고, 그 후 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잠수함, 구축함 등을 건조하며 빠르게 성장하였는데 세계 선박수주량 1위를 기록한 1994. 대우중공업에 합병되었다가 IMF 사태로 모기업인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 기업이 되었으나 2001.에 조기 정상화에 성공한 후 2002. 기업이미지 제고와 해양사업 확대를 위해 명칭을 ‘대우조선해양’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2005.에는 대한민국 최고기업 월드베스트기업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1.에는 세계 최대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작업 설비(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인 ‘파즈플로(Pazflor)’를 건조하는 등 그간 한국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삼두마차(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글로벌 대형조선 3사가 해)의 하나로서 나름의 자기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2008. 하반기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하여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깊은 불황에 빠져들면서 한국 조선업계 전체는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지만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글로벌 대형조선 3사는 때마침 찾아온 고유가(1배럴당 80달러 이상) 덕택으로 잠시 이 불황을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수심 3,000미터의 해저로부터 1만 미터 이상의 아래에 있는 해저·심해의 유전은 그동안 경제성이 없어 채굴을 못하고 있었으나 고유가 덕분에 세계 오일메이저들이 심해에서의 석유채취를 활발히 전개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장비들을 제작하고 수출하는 해양플랜트 분야가 호황을 누렸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2015. 이후 유가가 1배럴당 40달러 이하의 저유가로 돌아서고 산유국들의 재정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기존 발주했던 선박이나 해양장비에 대한 주문취소나 납기연장 요청이 잇따르면서 불황이 본격화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 그 휴유증은 매우 커서 대우조선해양은 2015.에 2조 2,000억 원, 2016.에 2조 7,000억 원의 막대한 당기순손실을 연속으로 초래한 결과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2015.에 4조 2,000억 원, 2016.에 3조 5,000억 원의 두 차례 긴급 자금수혈을 할 수밖에 없게 되어 급기야 대우조선해양의 지배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 2019. 1. 31.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합병키로 한 MOU를 체결하고, 같은 해 3. 8. 정식 합병협정을 체결하는 등 빠른 속도로 합병절차가 진행되어 지난해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6개국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고,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7. 9. 합병심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던 EU 집행위원회는 ‘코로나 19’사태로 현재 심사를 중단한 상태라서 발표가 얼마나 뒤로 미뤄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앞에 이 회사의 상징 ‘빅 블루’ 조각이 설치돼 있다. 사진 = 위키피디아

2.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발생

- 2010.∼2014. 5년 동안 해양프로젝트에서의 손실은 대우조선해양 약 3조 원+α 이외에도 H사 약 3조 원+α, S사 약 2.2조 원으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손실 내용은 거의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H사와 S사는 재벌그룹에 속해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손실을 미리 털어버렸으나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어 사실상 공기업 형태로 운영되던 대우조선해양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방만한 관리감독과 최고 경영진의 재직기간 중의 경영성과 과시와 연임에 대한 기대 등으로 해양플랜트 분야에서의 손실을 적시에 털어내지 못하고 누적되는 바람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분식회계의 불법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개요입니다.

- 2016. 6.경 검찰은 대검찰청 산하에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을 구성하여 대우조선해양의 전직 CEO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 전직 CEO인 고00 사장과 남00 사장 및 산업은행 출신 전직 CFO인 김00 부사장을 구속 기소하였고, 그 후 3년 간에 걸친 재판 결과, 2013.∼2014. 회계분식 규모 1조 8,624억 원(영업이익 기준)의 회계사기 및 그에 따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 회사채 발행 등으로 인한 금융사기 등이 인정되어 고00 사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9년, 공범으로 기소된 김00 부사장은 징역 6년의 형이 확정되었고, 남00 사장에 대해서는 분식회계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및 배임수재 등의 개인 비리가 밝혀져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의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 그러나 검찰수사와 재판을 통해서도 전직 CEO들의 개인 비리와 분식회계로 인한 회계 및 금융사기가 자행되어 대규모의 국민혈세가 투입되어 낭비되었다는 정도의 사실만 밝혀졌을 뿐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하여 향후 대책을 수립함과 동시에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여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실천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1989년 대우조선공업 시절,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단상 왼쪽 두 번째) 등이 1990년대를 앞두고 ‘희망 90s 경영혁신운동 출범식’을 열고 있다. 사진 = 대우조선해양  

3.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근본원인

-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이 모두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거슬러 올라가면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손실 이외에도 2009. 글로벌 경제위기 직후 선주사 측의 일방적인 계약변경(발주취소·인도지연 등) 요구에 기인하여 선박영업 부문에서 발생한 선주사의 외상인수로 인한 대규모 장기매출채권의 발생 및 풍력사업 등의 신사업투자와 루마니아의 망갈리아 조선소 등의 자회사에 대한 관리부실에 의해 합계 2조 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에도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있고 이는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대외적으로 공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비추어 보면 글로벌 대형 조선 3사인 H사나 S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리스크가 내재해 있었고, 역시 마찬가지로 해양플랜트 부분에서 비슷한 수준의 대규모 손실(해양플랜트에서의 손실은 대형조선 3사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각 사 2.2조 원 내지 3조 원 이상으로 보시면 될 것입니다)을 본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마는 필자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기에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사례에 비추어 짐작해 볼 따름입니다.

- 아래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형조선 3사 대규모 영업손실의 주범인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영업손실의 배경과 그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2015년 대우조선에 대한 4조 2000억 원대 금융지원을 전격 결정한 이른바 ‘서별관 회의’의 주요 참석 멤버들. (왼쪽부터. 모두 당시 직책)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임종룡 금융위원장. jtbc 방송화면 캡처

가. 해양플랜트 수주 및 손실배경

(1) 2010. 초 조선업의 현황 및 전망

- 2006.∼2008. 사이, 조선업은 세계적으로 초호황기를 겪으면서 전 세계의 조선소들은 설비확충으로 건조능력(Capacity)이 급증하였으나 2008.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해운 및 조선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었습니다.

- 2009. 국내(한국조선협회 회원 9사 기준) 신조선 수주실적은 전년 대비 89.9% 감소한 141만 CGT로 1993.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였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2009년도 상선 수주실적은 18억 달러에 그쳐 목표치의 26%에 불과하였고, 선박금융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2010. 이후의 조선시장 회복전망도 매우 불투명한 상태였습니다.

- 이에 따라 기 건조 중인 선박들에 대한 선주들의 계약변경(발주취소·인도지연 등) 요구도 거세졌는데 선주와 협상 결과 외상으로 선박을 인수해 가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였고 이는 추후 선박 장기매출채권의 형태로 남아 대규모 영업손실(약 1조 원)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 이처럼 선박 부문의 조선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과정에서 당시 조선소들은 안정적인 일감확보를 위해 시장이 확대되는 해양플랜트 시장으로의 진출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였고, 국내 대형조선 3사 모두 유사한 사업구조와 전략으로 해양플랜트 시장에 경쟁적으로 집중하게 되었고, STX도 사명을 STX조선해양으로 바꾸며 후발주자로 해양플랜트 사업에 진출하였습니다.

(2) 해양플랜트의 부상

- 다국적 석유회사(Oil Major)들의 대부분은 Oil 매장량 및 생산량의 지속적 감소라는 기업 존속가치에 직결되는 당면과제에 봉착하게 되자 그 해결책으로 심해·극지 해양유전개발 및 LNG 설비확충에 경쟁적으로 나서게 되었고, 또한 2009. 11. 기준으로 석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대 후반으로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전문기관들도 장기적인 유가 상승 기조에 동조하였으며(실제로도 2014. 중반 유가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배럴 당 약 80∼110달러 정도로 유지), 해양유전개발의 기준수익률(Hurdle Rate)인 배럴 당 60달러를 상회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양플랜트에 대한 투자 결정이 가능하였습니다.

- 특히 해양플랜트는 사업구조가 상선과는 달라, Partner들 간의 개별자금 조달로 차입 비중이 낮은 안정적 금융이 가능하여 프로젝트 진행이 용이하며, 또한 탐사에서 생산까지 1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프로젝트가 일반적이라 단기적인 유가변동이 프로젝트 진행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하였기 때문에 국내 조선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2006.∼2008. 초호황기의 상선 시장을 급격히 팽창하는 해양플랜트 시장으로 상당 부분 대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 이에 따라 국내 대형조선 3사 모두 ‘해양만이 살 길이다’라는 인식 하에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규모 생산설비나 심해용 시추설비 시장에서 2010. 국내 3사가 합하여 130∼180억 달러 수준의 신규수주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고 실제로도 2010.∼2013. 국내 대형조선 3사의 해양플랜트 수주액이 연평균 194억 달러 상당에 이를 정도로 시장확대 기조가 유지되었습니다.

- 정부 또한 ‘해양플랜트를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 하에 해양플랜트 수주액을 2011년도 257억 달러에서 2020년도 800억 달러로 늘리는 종합육성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3)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목표

- 대우조선해양도 2010.∼2014.의 수주목표를 상선 부문보다 해양 부문을 높이 잡았고(35/50, 45/60, 50/70, 42/103, 50/98)(상선/해양, 단위 억 달러), 실제 실적도 2012년도의 경우 상선 13억 달러에 비하여 해양에서 104억 달러를 달성하였고, 2013년의 경우에도 상선 45억 달러에 비해 해양에서 65억 달러를 달성하였습니다.

- 대우조선해양의 해양부문에 대한 당시의 수주목표는 지금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볼 때 설계 및 생산역량을 무시한(과부하) ‘무리한 수주’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시의 상황에서는 부하분석을 통하여 당시까지의 경험, 보유역량, 건조능력(Capacity)으로 볼 때 충분히 수행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목표를 설정하였고, 실제로 목표치에 근접한 수주실적을 거양하였던 것입니다.

- 그러나 결과적으로 볼 때 각 해양프로젝트 별로 설계·조달·생산의 실행과정에서의 예상하지 못한 추가물량과 비능률이 발생하여 이에 상당하는 추가자원이 소요되었고, 필요한 자원을 적기에 동원하지 못한 결과 과부하로 연결되어 많은 손실이 발생하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2015년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 대해 발언한 내용. jtbc 방송화면 캡처

(4) 대규모 손실원인

-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은 모두 해양플랜트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는 그 외에도 선박 부문의 대규모 장기매출채권(1조원+α) 및 풍력 등의 신사업투자와 루마니아의 망갈리아 조선소 등 자회사에 대한 관리부실에 의한 손실(1조원+α)이 무려 2조원 이상인 사실이 정성립 전 사장의 2016. 3. 10.자 언론인터뷰에서 밝혀진 바 있습니다.

- H사와 S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대규모 장기매출채권 등의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고, 언론보도에 의하면 대형조선 3사의 해양플랜트에서의 손실은 거의 비슷한 수준(약 2.2조원 내지 3조원+α)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기서는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대규모 손실원인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손실 프로젝트별로 다양한 사유가 있다고 보여지나,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대규모 손실원인은 영업·설계(기본)·조달·생산·사업관리·품질 등 기능 전반에서 발생하였는데 주로 주요 프로젝트들에서 예상치 못한 물량증가와 설계·조달·생산에서의 비능률이 발생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적절한 사전준비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누적되어 해당 프로젝트는 물론 다른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그 중 손실의 최대원인은 ‘생산시수 증가’에서 찾을 수 있고, 이는 대부분 생산성의 급격한 저하에 기인하는데 예를 들면 2010년도에는 생산능률이 98%이던 것이 2015년도에는 70%대로 추락하였고, 그 외 목표조업량 미달 및 비용생산성 악화로 인하여 견적 대비 ‘사내가공비 Rate의 지속적 증가’도 가공비 증가에 크게 영향을 끼쳤으며, 설계개정·공정지연·조달 적기 납기차질 등이 생산 혼란을 유발하였습니다.

- 조선소(yard)의 최적 상황은 매출액 12조 원, 인원 3만 명 수준이나 해양플랜트 물량 증가로 인원이 5만 명 수준으로 늘어나고, 기술 등 측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바람에 과부하가 걸려 통제가 불가능하게 된 것도 적자 상황을 초래한 큰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 2015. 12. 개최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회의 석상에서 산업은행에서 파견된 경영관리단장은 ‘처음에는 前 경영진에게 모든 책임이 있는 줄 알았는데 6개월이 지나서 보니 前 경영진의 책임은 49%이고, 회사의 시스템과 관리책임이 51%로 보인다’고 발언하였는데 이는 실행관리의 문제를 더 큰 요인으로 지적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 외부 자문기관인 Boston Consulting Group에서는 외형확대 중심의 수주의사 결정, 선가 하락 대비 저조한 원가절감 추진, 해양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부족, 전사 손익관리 체계의 부재를 대형손실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5) 국내 대형조선 3사의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거의 유사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조선산업(Industry) 전반의 문제임

- 해양프로젝트만으로 볼 때 손실 규모는 대우조선해양 약 3조 원+α, H사 약 3조 원+α, S사 약 2.2조 원으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손실내용은 거의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베스트투자증권의 보고서에 의하면 ① 국내 대형조선 3사가 동시에 대규모 해양플랜트를 수주함으로써(2010.∼2014. 5년간 국내 3사 도합 870억 달러 수주) 각 사 모두 과부하 현상, 즉 전문설계인력 및 경험·숙련 생산인력에 대한 쟁탈전이 벌어질 정도로 추가동원에 한계가 발생하였고, ② 수주 후 발생한 급격한 외부환경의 변화, 즉 배럴 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진 유가는 다국적 석유회사 및 시추선 회사의 경영위기를 초래하여 국내 대형조선 3사 공히 선주 측의 일방적인 계약취소(2016. 4. 29.자 뉴시스 보도에 의하면 국내 3사 7건 약 90억 달러 상당), 인도연기 등 소위 ‘갑질’에 노출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사의 최길선 前 회장은 2015. 12. 31. 송년사에서 2014.∼2015.간의 4.5조 원의 적자 원인으로 ① 불리한 계약조건 간과, ② 과당경쟁 및 이해부족으로 인한 과소견적, ③ 설계 및 시공준비 결여, ④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⑤ 생산현장 장악력 상실. ⑥ 시장환경 변화로 인한 발주처의 계약취소 등을 언급하였습니다.

- 노르웨이 스타방가 대학의 안병무 교수는 그의 논문에서 한국해양플랜트가 실패한 이유로 ① 문서화된 계약에 의한 엄격한 분쟁해결 절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② 한국 조선산업의 관행 특히 조직형태가 프로젝트 기반보다는 기능별로 구성된 점, ③ 설계 엔지니어링 및 품질관리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의 부족, ④ 모든 책임이 해양플랜트 EPC 계약을 체결한 조선소의 책임으로 귀속되고 다양한 계약조건에 대한 관리력 및 경험 부족 등을 거시하였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Allseas 프로젝트’에 납품한 세계 최대의 해양 플랜트 Pieter Schelte. 사진 = Allseas 보도자료

나. 대우조선해양의 개별프로젝트 별 손실원인

(1) Allseas 프로젝트

- 본 프로젝트는 4만8천톤 규모의 Platform 상부 구조물(Jacket)을 한 번에 들어 올려 운반·설치·해체가 가능한 세계 최초의 선박(Vessel)이자, 심해에서 파이프를 설치(Pipe laying)하고, 2만5천 톤 규모의 Jacket을 들어올릴(Lift) 수 있는 해양구조물로서 2010. 6. 10. 4억 5,450만 유로에 수주하였으나 약 5,000억 원의 대형 손실(이는 2014년 사업계획 기준 손실액으로서 고00 사장에 대한 제1심 판결문에 근거하였고, 그 후 계속하여 손실액이 불어났으므로 실제 손실액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며 이하 다른 프로젝트 별 손해액도 마찬가지입니다)을 입은 해양플랜트입니다.

- 수주배경

. 2008.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해운경기의 급격한 침체 및 선박금융 경색 심화에 따른 전 세계 신조선 수주의 극심한 침체상황이 초래되었고,대우조선해양의 2009년도 수주실적도 상선 18억 달러, 해양 16억 달러(각 목표 대비 25%, 36%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하여 야드의 일감확보가 주요한 과제로 대두된 시기였고 2009. 선박 부문 수주의 극심한 정체에 따라 선수금 감소 및 현금 흐름이 경색되어 계약을 통한 선수금 확보가 절실했던 상황이었으며, 국내 대형조선 3사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 2009. 연속된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실패에 따른 야드 인력 조정 등의 위기감 속에 ‘사업다변화 및 유망 신상품 개발’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로서 대우조선해양의 우수한 시설(제1 도크), 기술력 및 건조경험 등을 잘 이용하면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수주에 참여하였습니다.

- 입찰과정

2010. 3. 최초 입찰 이후 약 2년 5개월에 걸친 수차례의 Bid Clarification(입찰문서의 검토) 미팅 및 협상 과정을 거치는 동안 ‘STX china yard’와 치열한 가격 경쟁을 거쳐 최종 입찰가격이 약 10% 차이가 났으나 대우조선해양의 우수한 시설과 상선·해양의 건조경험, 한국이라는 지리적 장점을 감안하여 대우조선해양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어 2010. 6. 10. 최종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 대규모 손실(가공비 증가) 원인

영업손실 중 90% 이상이 실행단계의 가공비 초과에서 발생하였으며, 가공비 증가의 요인은 실행단계에서의 1) 생산시수 증가, 2) 가공비 Rate 증가 등 2가지입니다.

 

1) 생산시수 증가 요인

· 프로젝트 실행단계에서의 생산시수(MH) 증가가 대규모 영업손실의 주 원인으로 판단됩니다. 당시의 생산시수 견적은 내부절차에 따라 영업설계(기본설계) 파트에서 산정·제공한 물량을 기초로 생산전략 파트에서 산출하였는데 최종견적은 420만 MH, 노무비 산정을 위한 가공비 Rate는 52,009원(설계 포함 시 62,363원)이었습니다.

· 2012. 7. 기준, 생산시수 증가요인은 위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5가지 요인으로 대별됩니다.(생산관리팀 보고내용에 기초한 것입니다)

· 위 표에 의하면 수주단계에 해당하는 물량견적(영업설계)과 생산시수견적(원단위, 생산전략)에서의 오차는 약 45.2%이고, 나머지 54.8%는 설계 및 생산단계 즉 실행단계의 비능률로 인한 생산시수 증가가 더 큰 요인으로 보여집니다.

· 위 분석은 계약 후 약 2년이 지난 시점의 중간점검이므로 최종인도 시(2014. 11.)는 실행단계의 비능률 지속으로 인한 생산시수 증가가 더 심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 가공비 Rate 추정오류

· 가공비Rate(원/MH)증가가 또 다른 가공비 증가의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견적용 가공비Rate는 경영관리팀에서 산정하여 견적시 가공비 산정에 사용하는 것이나, 실행단계의 실제 가공비Rate는 이보다 약 43%나 높게 적용받아 견적대비 가공비 증가의 중대한 요인이 되었습니다(견적시의 가공비Rate 62,363원/MH, 실행시의 가공비Rate 89,224원/MH)

· 가공비 증가의 약 30%는 가공비Rate 증가 때문이며, 이는 실제적으로 회사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즉 가공비Rate 오차는 주로 비싼 단가의 외주물량이 증가하면서 나타났습니다.

- 선주 제공 ‘상세설계’ 관련

선주측에서 설계도면(FEED(기본설계)에서 한 단계 더 발전(Develop)된 ‘상세설계(Detailed Design)’)을 제공하기로 하였는데, 계약 후 95일 이내에 오류를 발견하여 문제를 제기하면 최대 410만 유로 범위 내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약정하였습니다. 물론 계약 전 대우조선해양의 기술전문가들이 선주와 Technical Meeting을 통해 선주 제공 도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보상금액은 합리적으로 보이며 오류의 정도에 대해서도 약간의 수정만 하면 될 것 같고, 특히 구조 Design Contingency Margin도 여유가 있어 보이며, 오히려 구조물량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내린 결론(대우조선해양의 런던지사에서 본사에 보내온 2010. 6. 3.자 Allseas 미팅보고)입니다.

그러나 선주사 측에서 제공한 상세설계에는 많은 문제점이 뒤늦게 발견되어 이를 개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상세설계의 개정으로 인한 지연은 생산설계의 완성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고, 자동으로 생산에 많은 차질을 가져왔습니다.

- 설계조직 관련

Allseas는 해양프로젝트이지만 그 형상이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을 나란히 붙여놓은 쌍동선 형태로 상선과 유사하다고 하여 당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던 상선설계조직에 설계를 전적으로 맡겼는데 이는 해양선주와 해양프로젝트의 특이성이나 수행방식을 과소평가한 큰 판단미스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생산설계는 주로 설계협력사에 용역을 주어 진행을 하였는데 선주사 측에서 제공한 상세설계의 개정으로 인한 생산설계가 제때에 완성되지 못하는 바람에 소위 ‘깡통도면’ 등 부실도면으로 인한 다수의 개정 및 일정지연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음에도 설계조직에서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선주 측의 불만이 고조되었고, 궁극적으로는 선주의 신뢰를 잃는 계기가 됨은 물론 추후 생산지연과 생산시수 증가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 생산관리 관련

생산관리 측면에서도 적정인력 동원, 협력사 인력관리, 투입인력 파악과 시수 집계 등에서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제때에 인력동원을 하지 못하여 마냥 팽개쳐 두는 바람에 일정이 지연되거나 현장 선상(Onboard) 작업장마다 대기하거나 놀고 있는 인력이 50% 이상이 될 정도로 현장인력에 대한 작업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었습니다.

또한 작업현장에 실제 투입되는 인력수와 SAP에 기록되어 보고되는 인력수가 지속적으로 차이가 발생하여 내부적으로 문제시 되기도 하였고, 보고서에 대한 선주 측의 불신을 가중시키기도 하는 등 생산인력에 관한 시스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생산관리 부실이 생산능률의 급격한 저하로 이어져 생산시수 증가요인으로 작용하였는데 그 이면에는 실행조직의 역량부족과 사전준비의 미흡, 국내 조선해양업계의 인력사정으로 숙련·유경험 작업자 동원의 한계도 한 몫을 하였습니다.

또한 위 설계 및 생산과정에서 선주와의 신뢰관계가 훼손됨으로써 협조적인 분위기를 형성하지 못하고 매 단계 마다 선주가 까다롭게 간여하는 유인요소로 작용하여 효율적인 프로젝트 진행의 장애요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법무법인 대륙아주 문규상 변호사는 2009~2014년 대우조선해양의 기업윤리경영실장(부사장)을 맡았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내막과 산업은행의 관리 양상 등에 대한 깊은 안목을 갖고 있다. 1978년 서울법대 졸업, 1987년 검사로 임용되어 ‘특수통’으로서, 변인호 주가 조작 및 대형 사기 사건, 고위 공직자 상대 절도범 김강용 사건, 부산 다대/만덕 사건, 강호순 연쇄 살인 사건 등을 맡아 성과를 냈고, 2003년의 대선 자금 수사에서도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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