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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그리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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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5호 옥송이⁄ 2020.01.14 18:01:45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희망영웅'을 선발하고 있다. 사진 = 신한금융그룹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그는 슈퍼맨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렇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히어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일단 쫄쫄이 슈트도 입지 않았고, 다부진 근육도 없다. 대신 표준형 아저씨 몸매에 핑크색 하와이안 셔츠를 걸쳤다. 자신만만한 미소는 덤이다. 이쯤 되면 동네 이상한 아저씨로 보인다. 그래도 본분에는 충실하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오후 6시가 되면 어김없이 공중전화 박스로 들어간다. 진짜 슈퍼맨처럼 말이다.

임무가 거창하진 않다. 여학교 앞 바바리맨을 혼내주거나, 잃어버린 개를 찾아준다. 또 북극이 녹고 있다며 태양으로부터 지구를 밀어내기 위해 물구나무도 선다. 이처럼 독창적인 방법으로 지구를 구하게 된 데는 머릿속에 박힌 크립톤나이트 때문에 초능력을 잃어서란다. 어찌 됐든 그는 뿌듯하다. 어르신이 고맙다며 건넨 알사탕 한 알에 얼굴이 금세 해사해진다. 사실 그가 선행에 심취한 건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상증세인 동시에 자기 위안이다. 자동차 전복 사고로 가족을 잃을 때, 시민들은 방관했고 그는 미쳤다. 그래서 도리어 슈퍼맨이 됐다.

그는 잠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슈퍼맨이라고 생각했던’ 정상인이 되기도 한다. 타인의 불행을 방관하는 평범한 시민. 하지만 그는 끝내 가스 폭발 사고를 지나치지 못한다. 맨몸으로 화염 속에 뛰어든다. 연기에 질식한 아이 엄마를 구하고, 차도 번쩍 든다. 그리고 마침내 ‘진짜’ 슈퍼맨이 된다. 불길 속에 있던 아이를 안고 하늘을 난다. 아니, 사실은 떨어졌다. 창밖으로 온몸을 내던졌다. 영화 내내 그는 말한다. “커다란 쇠문을 여는 것은 힘이 아니라 작은 열쇠다. 우리는 모두 열쇠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 열쇠는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지난 2008년 개봉한 이 영화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잊고 살지만, 우리 모두 슈퍼맨이었다’는 것. 용기 내서 돕는다면 세상이 조금은 바뀐다는 이 명제는 12년이 지난 현재를 관통한다. 섣부른 도움이 오히려 해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 손 내밀기를 망설이고, 나와 직결된 것이 아니면 차치하는 것이 미덕이 됐다.

나날이 각박해지는 현실에도 본래 슈퍼맨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은 이들은 존재한다. 영화 속 표현을 빌리자면 ‘작은 열쇠’를 꺼내 미래를 바꾸는 사람들이다. 화염에 휩싸인 사우나에서 사람들을 대피시킨 단골, 마라톤 대회 중 의식 잃은 참가자를 구한 행인, 침수된 차량에 갇힌 일가족을 구한 시민 등. ‘히어로’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주변에 있다. 단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최근 슈퍼맨들을 알리기 위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LG그룹은 지난 2015년 ‘LG의인상’을 제정했고, 현재까지 117명의 이름이 올랐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부터 ‘희망영웅’을 선발하고 있다. 우리가 잊고 있던 ‘희생정신’을 전파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이다. 기업들의 사회공헌과 더불어 다양한 계기로 시민 영웅들이 조명돼, 따뜻한 울림이 시민들의 가슴에 전파되길 바라본다. 사실 우리는 모두 슈퍼맨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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