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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기업] 유나이티드 갤러리-스페셜아트, 예술로 공명하다

발달 장애 예술가와 비장애 예술가의 협업 기획전 ‘울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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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2호 김금영⁄ 2019.12.14 09:22:16

‘울림’전이 열리는 유나이티드 갤러리 외관. 사진 = 김금영 기자

알록달록한 개성을 입은 소 여러 마리가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평화롭다. 다른 화면에서는 맛있는 보쌈과 상큼한 레몬 등 군침 돌게 하는 음식들이 가득하다. 그런가하면 파도가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바다와 달콤한 향기가 날 것만 같은 꽃들도 화면을 채웠다. 이 다양한 모든 것들이 작가들의 마음에 행복한 휴식을 전해주는 존재들이다.

발달 장애를 가진 예술작가와 비장애 예술가들의 협엽 기획전 ‘ULLIM(울림)’이 유나이티드 갤러리에서 12월 1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사장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 후원하고 스페셜아트(대표 김민정)가 주관하는 자리로,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스페셜아트는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다. 김민정 대표는 스페셜아트의 작가들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1년마다 작가들이 열심히 작업해 온 결과물을 함께 공유하는 자리를 갖고 싶었다고 한다. 그때 유나이티드 갤러리와 연이 닿았고, 5년 동안 꾸준히 협업 기획전을 열어 왔다.

 

‘울림’전에 다양한 작품들이 설치된 모습. 사진 = 김금영 기자

유나이티드 갤러리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문화 후원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 문을 열었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전시를 비롯해 전시의 기회를 얻기 어려운 무명의 작가들과 신진 작가들을 위한 전시 또한 선보여 왔다.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연주회와 콩쿠르로 미래의 음악가를 양성하는 유나이티드 아트홀을 통해서도 예술 문화의 대중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강덕영 이사장은 갤러리 소개글을 통해 “음악과 미술 등 공연·전시 문화를 통해 예술 문화의 대중화, 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인재 육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사회 공헌 활동을 벌이는 등 열매를 나누고, 편안한 그늘을 제공하는 거목이 되는 것이 유나이티드 문화재단의 설립 취지”라고 밝혔다.

또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소개하며, 우리나라의 훌륭한 작품들을 세계에 알리는 미술 문화 교류의 장”이라고 유나이티드 갤러리를 소개하며 “우수한 재능을 지닌 미래의 예술가들을 길러내고 그들이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드넓은 하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심안수 작가의 동판 원본이 설치돼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울림’전은 이런 유나이티드 갤러리와 스페셜아트의 마음이 맞닿은 자리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아픈 몸을 치료하는 약을 만든다면, 유나이티드 갤러리와 스페셜아트는 예술의 힘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것.

▲강케빈, 김기정, 김재원, 김태호, 명승, 박은선, 방영미, 선우현, 심안수, 연문희, 이대호, 이소연, 이승희, 이태규, 조민균, 차경화, 채이서, 최윤정, 최재필, 최차원, 최하영, 황성정 총 22명의 스페셜아트 소속 작가와 협력 작가 ▲숭실대학교 벤처 중소기업학과 사진전 ▲김태호 예술작가와 백석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학생들이 공동 작업한 크리스마스 엽서전(기획 정승진 교수) ▲일러스트레이션 기반의 아트 홈패브릭 브랜드 머머뮤지엄(murmur museum)이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울림’전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여정을 김민정 대표에게 들어봤다.

스페셜아트 김민정 대표 “다양한 도움의 손길로 만들어진 ‘울림’의 장”

 

스페셜아트 김민정 대표. 사진 = 김금영 기자

-유나이티드 갤러리와 5년째 인연을 이어 왔다.

“스페셜아트엔 19세부터 49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발달 장애 예술작가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가들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전시를 비롯해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다. 5년 전 유나이티드 갤러리가 장애인 작가를 육성, 교육하는 동시에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전시의 취지에 공감하며 선뜻 전시 장소를 제공해줬다. 덕분에 큰 힘을 받았다. 작가들도 매년 전시를 기다리며 기뻐했다.”

-전시명 ‘울림’이 독특하다.

“유나이티드 갤러리와 함께 한 첫 전시 때 ‘이 전시는 울림을 지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감명 깊었다. 그 울림이 1차원적 의미에 한정된 게 아니었다. 예울림, 즉 예술로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주고, 다양한 사람이 모여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예울림과 어울림이 공존하는 차원에서의 울림이 느껴진다는 뜻이었다. 이것이 딱 전시가 지향하는 바였다. 누구하나 소외되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예술로 깊은 마음의 울림을 느끼는 것, 그 마음을 담아 전시명을 ‘울림’으로 짓고 5년 동안 꾸준히 선보였다.”

 

전시에 대해 설명 중인 스페셜아트 김민정 대표. 사진 = 이동근 기자

-특히 올해 전시엔 부제로 쉼표(,)가 붙었는데 그 의미는?

“전시가 시작되고 5년 동안 다들 열심히 달렸다. 지난 5년을 돌아보고 동시에 앞으로의 5년을 위한 차원에서 한 번의 쉼표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전시를 보는 이들에게는 진정한 의미의 ‘쉼’에 대해 묻고 싶었다. 갑자기 이상적인 낙원에 떨어지는 상황은 일상에서 벌어지기 힘들다. 꼭 그런 특수한 상황만이 쉬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일상 속 자신의 마음이 진정으로 편해지는 순간, 그것이 바로 쉼이 아닐까? 즉 쉼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과 연결된다고도 볼 수 있다. 작가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것들이 이번 전시에 등장한다. 편한 친구가, 또는 맛있는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쉼을 줄 수 있음을, 우리는 꼭 특별하지 않아도 쉼을 즐길 수 있음을 전시는 이야기한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평등한 공존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문장 구조에서 쉼표는 대등한 앞문장과 뒷문장의 내용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엔 총 22명의 스페셜아트 소속 작가와 협력 작가를 비롯해 숭실대학교 벤처 중소기업학과, 김태호 작가, 백석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학생들 등 장애 작가와 비장애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한다. 이들의 예술을 대등하게 바라보고 느껴주길 바라는 마음도 담아 쉼표를 부제에 넣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울림’전 현장. 사진 = 김금영 기자

-그 의도가 이미지 캡션 등에서도 느껴졌다. 발달 장애 예술가들 개개인이 겪고 있는 장애에 대한 정보가 아닌, 오롯이 작품에 대한 정보만 제공했다.

“몇 년 전 장애 예술가들이 참여한 한 전시에 갔다가 충격을 받았다. 작품 이미지 캡션 속 작가 이름 옆에 장애 등급을 크게 적어놨더라. 발달 장애 예술가들의 전시라 하면 그 작가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 보다 사연이 부각될 때가 더러 있다. 배려의 차원에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작품을 오롯이 느끼기보다 사연에 치중해 또 다른 편견과 선입견을 낳을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울림’전은 예술로 공명하는 자리다. 차별과 선입견을 지양한다. 특히 올해 전시의 큰 토대는 ‘사람 000의 쉼에 관한 이야기’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일상에 존재하는 쉼이 결코 다르지 않고 비슷한 것임을 느끼고, 그 이야기가 바로 자신의 이야기처럼 친근하게 다가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

 

올해 ‘울림’전은 부제로 쉼표(,)를 달고 진정한 의미의 쉼에 대해 고찰하는 작업들을 선보인다. 사진 = 김금영 기자

-대표 작품들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모든 작품들이 특별하다. 심안수 작가의 경우 동판 원판을 이번 전시에 선보여 눈길을 끈다. 발달 장애인이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크레파스, 물감 등 주로 익숙한 재료만 주어질 때가 많다. 주는 사람이 용이한 재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울림’전은 작가 개개인의 능력에 관심을 쏟았다. 심 작가의 경우 드로잉 작업이 정말 아름다웠다. 바람에 누운 풀들의 섬세한 느낌 등이 판화 작업에 잘 드러날 수 있을 것 같아 작가에게 제안했는데, 정말 행복하게 작업하더라.

김재원 작가는 주로 동물을 그리는데, 모든 동물들이 항상 행복하게 웃고 있다. 작가 스스로가 화면에 스토리텔링을 구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최차원 작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물화에서 벗어나 대상의 본질을 원초적으로 표현하는 흥미로운 작업을 보여준다. 이처럼 작가 개개인의 작업 모두에 그 작가의 개성이 드러난다.

이번 전시엔 특별전으로 머머뮤지엄의 작품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머머뮤지엄에서의 머머(murmur)는 ‘속삭이다’ ‘중얼거리다’는 뜻을 지녔다. 발달 장애인 작가들과 함께하면서 느낀 건 그들이 돌발 행동을 할 때 무서워하거나 다그치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면 그들의 목소리는 중얼거림에 그치지만, 누군가 반응하고 집중해줄 때 속삭임의 목소리로 변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목소리에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일러스트레이션 기반의 홈패브릭 브랜드 머머뮤지엄을 이달 론칭했다. 앞으로 머머뮤지엄의 작품도 다양한 형태로 ‘울림’전과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머머뮤지엄 쇼룸전이 전시장에 마련됐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이런 자리가 마련되기 위해서 개개인을 비롯해 사회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겠다.

“혼자서는 오늘의 이 자리가 마련될 수 없었을 것이다. 유나이티드 갤러리와 신한서브가 큰 도움을 줬다. 유나이티드 갤러리는 매년 ‘울림’전이 열릴 수 있도록 장소를 지원해줘 안정된 환경에서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을 세상에 선보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덕분에 작가들도 전시도 성장해 왔다. ‘전시가 점점 기대된다’는 피드백도 받았고 작가들 또한 전시 주인공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작업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신한서브도 스페셜아트와 작가 지원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신한서브가 시각 예술에 재능이 있는 장애인 작가 10명을 채용하고, 이들이 스페셜아트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인 작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는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작업에 몰두할 수 있다. 자립이 어려운 수준의 중증 장애 작가들이 창작 활동을 통해 자기 계발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를 지녔다. 이런 좋은 취지의 프로젝트가 앞으로 사회에 보다 많아지길 바란다. 그 여정에 스페셜아트도 꾸준히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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