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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LH, 보증금 전환이율 조정…공공임대 월세 부담 커진다

또 한발 멀어진 서민 주거안정…역주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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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4호 도기천 기자⁄ 2019.04.15 10:01:07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증금 전환이율을 인하(월임대료 상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도기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아파트 세입자들의 월임대료 부담을 높이는 쪽으로 보증금 이자율 조정에 나선 사실을 CNB가 단독 확인했다. 특히 이번 조정이 10년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가격을 놓고 LH와 입주민들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CNB가 입수한 LH의 ‘월임대료의 보증금 전환이율 변경 안내문’에 따르면 오는 9월1일부터 보증금 증액시 전환이율이 6%에서 5%로 낮아진다.

보증금 증액 제도는 LH 소유의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가 월임대료를 줄이기 위해

기본보증금 외에 일정금액을 추가로 납부하면, 납부한 금액의 이율만큼 월임대료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다.

가령, 보증금 1억에 월30만원을 납부하고 있는 세입자가 보증금 3천만원을 추가로 납부해 보증금이 1억3천만원이 될 경우, 월세(월임대료)가 15만원으로 내려간다. 이때 추가보증금 3천만원에 적용된 연이율은 현재 6%다. 3천만원의 연이자 180만원(6%)을 12개월로 나누면 매월 15만원이 감액되는 원리다.

하지만 이때 적용되는 연이율이 5%로 조정되면 연이자는 150만원으로 줄어들게 돼 월감면액은 12만5천원이 된다. 즉 지금보다 월 2만5천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LH는 이같은 조정안을 확정한 상태다. 신규 분양단지는 지난달부터, 기존 거주자(입주예정자 포함)는 9월 1일부터 새 기준을 적용한다. 여러 유형의 임대주택 중 우선 5년공공임대와 10년공공임대에 적용할 계획이다. 5년공임과 10년공임은 각각 5년, 10년간 월임대료를 내고 거주한 뒤 분양전환되는 공공임대아파트다.

문제는 LH의 이번 조치가 시중 금리추세에 역행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6년 6월 1.25%로 바닥을 찍은뒤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각각 0.25%씩 인상돼 현재는 1.75%까지 올랐다. 가계대출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은행 대출금리는 3.0%로 2014년 2월(3.05%)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5% 안팎이었던 시중의 전·월세 전환이율은 7~8%까지 올랐다.

 

작년 10월 세입자 단체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임대료상한제 등 주거안정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따라서 LH가 보증금 전환이율을 낮춘 것은 금리 흐름과 맞지 않다.

최근 10년공임아파트의 분양전환가격을 놓고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도 있다.

시중금리 역행 논란

10년공공임대는 10년간 월임대료를 내고 거주한 뒤 감정평가금액(시세의 90%수준)으로 분양받는 제도인데, 올해부터 분양전환이 예정된 경기도 판교 지역의 단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판교의 집값이 3배 가까이 폭등해 쫓겨날 처지가 된 공공임대 세입자들이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와 청원을 이어가고 있는 것.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영건설 등 민간사업자들의 임대 물량까지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2030년까지 약10만 세대 이상이 분양전환 될 예정이다.

이에 정부는 임대기간 연장, 분양전환시 대출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으며 세입자들을 달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시기에 공공임대주택의 월임대료를 높이는 쪽으로 전환이율 조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이하 연합회)’ 김동령 회장은 9일 CNB에 “국민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LH)이 무주택 서민들의 월세 부담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시행했다”며 “보증금·임대료 전환이 사실상 의미 없는 제도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전환이율 조정 시점에 입주가 이뤄진다는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실례로 경기도 고양시 향동지구의 경우, 2017년 하반기에 2000여 세대의 공공임대 분양이 이뤄졌는데 해당 단지의 입주가 오는 7월~10월에 걸쳐있다.

CNB가 입수한 분양 당시 공고문에 따르면, 임대보증금 확대(월임대료 감소)시 적용되는 이율이 연6%로 안내되어 있다. 하지만 오는 9월부터 5%로 조정되므로 분양당시 안내받은 것 보다 월임대료가 올라가게 된다. 애초 기준을 적용받으려면 9월 이전에 입주해야 한다.

LH “저소득층, 오히려 도움돼”

이에 대해 LH공사 관계자는 CNB에 “전환보증금의 이율은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로 정해진 게 없으며, 기본임대료는 현행대로 유지되고 옵션(보증금 추가납부)에 대해서만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므로 임대료 부담이 늘었다는 표현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주거지원 측면에서 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주택은 이번 조정 대상에서 제외한 점도 감안해 달라”고 밝혔다.

특히 LH 측은 기본보증금을 채우지 못하는 세대의 경우,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가납부할 경우는 이율이 지금보다 불리해지지만, 반대로 보증금을 감액하고 월세를 더 낼 경우 보증금 감액분의 이자가 내려가게 돼 월세부담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LH관계자는 “기본보증금조차 채우지 못하는 저소득층 세대에게는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 세입자들은 보증금 감액(월세증액)보다 보증금 추가납부(월세감액)를 선호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전세담보대출 금리가 평균 4%선이라 대출을 받아 추가로 보증금을 납부하는 게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증금 증액 신청이 감액 신청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뒤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번 조치는 결국 LH공사의 임대 수익 개선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LH는 지난 2014년부터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부채비율을 250% 아래로 감축하겠다는 목표 하에 사업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회평론가 구병두 건국대 교수는 CNB에 “10년공공임대 분양전환 사태에서 보듯 LH공사가 공공성보다 시장성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국민 혈세로 서민에게 도움을 주자는 게 공공주택 보급의 취지인데, 여기에 공기업정상화라는 시장논리를 앞세우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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