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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논란 속 5G 시대 개막… 이통 3사 “세상 확 바꾼다”

美 버라이즌과 경쟁… 2시간 앞섰지만 ‘글로벌 공인’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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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4호 정의식⁄ 2019.04.05 11:59:27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SM타운 '케이팝 스퀘어' 외벽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5G 단말기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3일 11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1호 가입자에게 5G 스마트폰을 개통해주면서 세계 최초 5G 서비스가 국내에서 시작됐다. 원래 5일로 예정됐던 이통 3사의 5G 상용화 개시가 미국 버라이즌의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 따라 이틀 앞당겨지면서 국내외에서 진정한 ‘세계 최초’가 어디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미없는 최초 경쟁이 아니라 5G가 실제 소비자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밤의 가입 행사… 각 통신사 1호 가입자 탄생

3일 오후 11시 SK텔레콤은 아이돌 엑소(EXO)의 백현과 카이, 피겨선수 김연아, 롤 게이머 이상혁(페이커), 수영선수 윤성혁 등과 SK텔레콤 31년 장기고객 박재원 씨의 5G 서비스 가입을 완료했다.

1호 가입자 중 김연아 선수는 “SK텔레콤의 5G 서비스 중 VR·AR 기반 일대일 레슨이 가능해지면 멀리 있어 일대일 코칭이 어려운 피겨 꿈나무들도 직접 교육받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아 마음에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5일 오전 서울 SK텔레콤 강남직영점에서 '갤럭시 S10 5G' 개통 기념식이 열려 김연아 선수와 개통 고객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선수, SKT 유영상 MNO 사업부장, 이유건 고객, 삼성전자 윤남호 상무. 사진 = 연합뉴스

KT의 5G 1호 가입자는 대구 동성로 KT직영점에서 갤럭시S10 5G 단말을 개통한 이지은 씨였다. 이씨의 남편은 독도와 울릉도에서 5G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하는 KT 직원이어서 이씨는 “사랑하는 남편의 땀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5G 첫 가입자가 돼 가슴이 뭉클하다. 섬 출장이 잦은 남편이 15개월 딸 아이를 보고 싶을 때 5G 스마트폰으로 생생하고 끊김 없는 영상통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의 첫 5G 가입자는 U+ 5G 서비스 체험단 ‘유플런서’인 모델 겸 방송인 김민영(29) 씨와 남편인 카레이서 서주원(26) 씨였다. 김씨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세계 첫 5G 상용화 날에 남편과 함께 5G 1호 부부 가입자가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통 3사는 5일 오전부터는 일반 고객을 상대로 갤럭시 S10 5G 스마트폰의 5G 개통에 나서며 명실상부한 5G 시대 개막을 알렸다. 각사는 다양한 개통 이벤트와 경품 행사를 진행했고, 중국 CCTV, 일본 TV아사히, APTV, 알 자지라 등 여러 외신들은 한국에서 시작된 세계 최초 5G 서비스 상황을 전세계에 알렸다.

“세계 최초는 우리”… 한국 vs 버라이즌

전날 시작된 이통 3사의 세계 최초 5G 서비스 개시를 두고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4일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최강국임을 다시 입증했다”며 “다른 나라보다 5G 시대를 앞서갈 수 있게 된 만큼, 세계 최고의 '5G 강국'으로 거듭나도록 국가의 역량을 총 결집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과연 한국의 5G 서비스가 ‘세계 최초’가 맞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이론이 분분하다. 미국 버라이즌도 4일 오전 1시(한국시간) 경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버라이즌은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등 도시 2곳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후 11시에 5G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보다 불과 2시간 늦은 것이다. 버라이즌도, 한국 이통 3사도 전세계 언론에 “우리가 세계 최초 5G”라고 선언한 상황이어서 논란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지고 보면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초 5G의 영예는 한국이 가져갈 것이 확실시됐다. 버라이즌의 상용화 일정은 4월 11일로, 한국 이통 3사의 일정은 4월 5일로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라이즌이 갑작스럽게 상용화 일정을 11일에서 4일로 앞당길 것이라는 소식이 여러 외신을 통해 흘러나오자, 과기부와 이통 3사는 긴급 협의를 거쳐 일정을 좀더 앞당겼다.

버라이즌의 5G 서비스 이용을 위해 필요한 모토 Z3의 번들 5G 동글 '모토 모드'(가격 199달러). 사진 = 버라이즌

재미있는 건 버라이즌도, 한국 이통 3사도 ‘세계 최초 5G 개통’을 자신있게 선언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1호 고객을 놓고 보면 시간상 한국이 세계 최초인 게 맞다. 하지만 일반 고객 대상 개통은 5일 오전 0시부터여서 4일 오전 1시인 버라이즌에 뒤처진다.

반면, 단말기 측면에서 보면 이통 3사가 유리하다. 한국은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 5G 버전을 개통했지만, 버라이즌은 5G 전용 단말기가 아닌 모토로라의 모토Z3에 5G 동글을 부착한 번들 ‘모토 모드’를 이용한 개통이라 ‘반쪽 5G’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속도 측면에서도 한국 이통 3사의 5G 서비스 속도는 최고 2.7Gbps에 달하지만, 버라이즌의 5G는 4G보다 약 10배 빠른 1Gbps에 불과하다. 커버리지 측면에서도 한국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광역시 등을 커버하지만, 버라이즌은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2개 도시에 불과해 한국이 더 넓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국내 이통 3사가 버라이즌을 앞지른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확실히 한국과 미국 중 한 곳을 ‘세계 최초 5G 국가’로 인정하기 전까지는 쉽게 논란이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언론, 앞장서 ‘폄하’… “의미 없다” 주장도

해외 언론들도 반응이 엇갈린다. 일단 일본 언론들은 ‘한국 깍아내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4일 NHK는 ‘미국 대형 통신사 세계 첫 5G 서비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일정을 앞당겨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측의 최초 주장에 대해서는 “서비스 대상이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등 일부에 한정됐고, 일반 대상 서비스는 당초 예정대로 5일 시작할 것”으로 폄하했다.

교도통신도 “미국의 버라이즌이 일정을 앞당겨 5G 서비스를 개시하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고 전하면서 NHK와 비슷한 근거를 제시했다.

닛케이신문도 케빈 킹 버라이즌 홍보담당 이사의 “일반인 대상 개통 시점은 한국보다 버라이즌이 빨랐다”는 인터뷰를 실으며, 버라이즌의 손을 들어줬다.

일본 교도통신의 버라이즌 5G 소개 기사. 사진 = 야후재팬

반면, 블룸버그는 한국 측의 손을 들어줬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5G 커버리지가 더 넓고, 5G 전용 단말기도 제공한 반면, 버라이즌은 그렇지 않다”며 “한국이 우위에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버라이즌의 5G 개통은 특정 지역, 특정 하드웨어에 국한됐다”고 보도했다.

이외에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즈 등은 “어느 쪽이 우위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세계 최초’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활용해 기술 선도 이미지나 홍보 효과 등을 누릴 수 있다지만, 근거는 미약하다는 것. 실제로 과거 4G(LTE)의 경우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텔리아소네라’가 최초 4G 사업자이지만, 현재 이런 사실을 기억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이와 관련 “시장은 ‘최초’를 ‘최고’로 보장해 주지 않는다. 본격적인 싸움은 지금부터”라며 “이제부터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 디바이스(기기)가 승패를 가를 것이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정부와 기업이 한 마음이 돼 ‘1등’ 5G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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