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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화장품도 잘하네”… 패션업계, 뷰티사업은 ‘필수’

이랜드·LF·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영역 필두로 사업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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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4호 옥송이⁄ 2019.04.05 11:07:05

패션 업계의 뷰티 사업 진출이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 = 신세계인터내셔날

 

전문 분야 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만능엔터테이너라면, 업계에선 패션계가 그렇다. 내수 부진으로 패션 시장이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자, 패션 업계는 살 길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에 도전해왔다. 그 중 뷰티 영역은 사업 확대의 1순위로 꼽힌다. 특히 최근엔 ‘패션 한 우물’을 고집해왔던 현대 한섬과 이랜드가 뷰티 사업 진출 의지를 밝히면서 패션업계의 뷰티사업 병행은 명실상부 ‘필수’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LF, 뷰티 분야서 ‘단맛’

 

패션 업계에서 ‘한 우물만 파서 성공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패션 시장의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저성장 기조가 되풀이 되자, 주요 패션 기업들은 한 우물을 파는 대신 ‘뷰티’를 앞세워 불황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일찍이 뷰티 분야에 진출한 이 구역의 ‘대표 멀티플레이어’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의 브랜드 ‘비디비치’를 전격 인수하면서 뷰티 분야에 진출했다. 

 

뷰티 브랜드 비디비치는 패션 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히트 브랜드로 떠올랐다. 사진 = 신세계인터내셔날 

 

약 60억 원을 들인 결정이었지만, 인수 초기에는 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중국인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브랜드가 호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2017년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 

 

2017년의 매출은 전년대비 126% 상승한 229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 이익은 5억 7000만 원을 냈다. 이후에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125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월부터 3월까지의 누적 매출이 504억 원을 달성하면서 두 달 만에 지난해 상반기 브랜드 매출액을 넘어섰을 정도다.  

 

이에 따라 비디비치는 패션 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히트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뷰티 분야에서 ‘단맛’을 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방 화장품 브랜드인 ‘연작’을 내놨다. 철저히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연작은 면세점 입점 한 달 만에 1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고급화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비디비치 매출은 2000억 원, 연작은 2020년까지 1000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의 인기에 힘입어 자연주의 한방 화장품 '연작'을 출시했다. 사진 = 신세계인터내셔날 

 

LF(구 엘지패션)는 지난해 뷰티 분야에 진출했다.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 대신, LF의 기존 패션 브랜드 ‘헤지스’의 남성 화장품 라인인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 429’를 출시하면서다. 

 

LF측은 브랜드 명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 429’의 429는 29세, 42세 전후의 남성들을 뜻하며, 이들에게 헤지스만의 관리법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브랜드의 얼굴에는 세계적인 톱모델 럭키 블루 스미스를 기용해 남성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 429는 실적도 좋은 편이다. 대표 제품인 ‘슬리핑 퍼팩크림’은 출시 4개월 만에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신감을 얻은 LF는 여성 화장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오규식 LF 부회장은 “브랜드 명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에 여성 화장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F는 패션 브랜드 헤지스의 남성 화장품 라인인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 429'를 내놨다. 사진 = LF

 

이랜드·한섬, 뷰티사업 본격 진출할까 

 

패션 기업들이 뷰티 분야로 눈을 돌릴 때마다 굳건히 한 우물 기조를 펼쳐온 현대 한섬 역시 변화의 조짐을 알렸다. 한섬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한 초석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한섬 측이 공식적으로 뷰티 분야 진출을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LF도 같은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한섬은 패션계 불황 속에서도 여성 브랜드 ‘타임’과 ‘시스템’을 앞세워 성장을 이어왔고, 지난해 11월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을 개점했다. 따라서 한섬이 뷰티 사업에 진출할 경우, 현대백화점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 브랜드 '타임'은 한섬을 대표하는 메가 브랜드다. 패션계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 = 한섬 

 

이랜드월드는 SPA브랜드 ‘스파오’를 통해 화장품 시장에 노크한다. 인기 캐릭터 ‘짱구’와의 협업을 통해서다. 스파오는 그동안 다양한 협업을 펼쳐왔지만, 패션 분야 이외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파오 측에 따르면 짱구 캐릭터는 매니아 층이 두터워 이번 사업 계획 당시부터 1순위로 논의됐다. 실제로 앞서 출시한 ‘짱구 파자마’는 약 30만 장 판매된 바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짱구 화장품을 출시할 계획이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는 아직 논의 중인 단계로 어떤 상품을 내놓을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화장품 분야 진출이라기보다는 ‘콜라보(협업)’ 개념에 가깝다. 스파오의 확장 상품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이랜드월드의 뷰티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이랜드 그룹 차원의 본격적인 뷰티 시장 진출 계획은 없다”며 “앞서 로엠걸즈 등의 브랜드로 아동용 화장품을 출시한 바 있지만, 로엠걸즈나 이번 스파오의 경우 모두 브랜드 차원의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이랜드의 SPA브랜드 '스파오'는 짱구 잠옷 파자마의 인기를 바탕으로, '짱구 화장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사진 = 이랜드 

 

‘뷰티’ 앞세워 사업 다각화하는 패션업계, 일각서는 우려도 

 

지난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한국 패션시장 규모 조사’에 따르면 2017년의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6% 감소한 42조 470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속적인 저성장에 따라 9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수치다. 

 

이에 따라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는 패션 기업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은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패션 기업들이 뷰티산업에 비교적 쉽게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기본적으로 뷰티와 패션 산업은 연결고리가 있어서다. 두 분야는 트렌드를 공유할 정도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지만, 두 곳의 시장 상황은 사뭇 다르다. 

 

패션 시장은 계절에 민감해 옷 단가가 높은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큰 수익을 얻기 어렵다. 반면 뷰티 시장은 계절의 영향을 덜 받을 뿐만 아니라, K뷰티 열풍을 타고 동남아 등의 해외 시장 진출에 수월하다. 

 

뷰티 시장은 패션 시장에 비해 계절의 영향을 덜 받을 뿐만 아니라, K뷰티 열풍을 타고 동남아 등의 해외 시장 진출에 수월하다. 사진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의 화장품 브랜드에서 한국산 화장품을 고르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OEM·ODM 사업이 발달해 초기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화장품 사업의 강점이다. 덕분에 패션 기업들은 기존의 유통망을 활용하면서 OEM·ODM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뷰티 분야에 진출하기 용이하다. 

 

따라서 ‘패션+뷰티 시너지’를 기대하는 패션 기업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 사례는 늘어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뷰티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의 사업 다각화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차별화된 포인트나 경쟁력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성공을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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