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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 점령 펫푸드 시장에 국내 기업들 ‘값비싼’ 도전장

‘사람 먹는 우유’보다 5배 비싼 우유 등 “너무 비싸다”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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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3호 옥송이⁄ 2018.11.07 09:09:16

글로벌 식품회사 '마즈' 소속의 펫푸드 브랜드 '시저'의 광고. 사진 = 시저 

 

고령화와 1인 가구 급증 등에 따라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전용 식품이 ‘돈 되는 분야’로 인식되면서 유통·식품 대기업들이 속속 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대기업들이 차별화를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가운데, "지나치게 비싸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커지는 펫푸드 시장, 외국 브랜드 점유율 압도적

 

지난해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3명이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가구당 반려동물 양육비로 월 평균 12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에 등록된 반려동물 수가 97만 마리에 달하는데, 미등록 반려동물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무려 150만 마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이 늘면서 관련 시장 역시 커지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90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 9000억 원으로 성장했다. 3배가 넘는 성장이다. 내후년(2020년)에는 6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니 폭증세라 할 만하다. 

 

이 가운데 펫푸드 시장 규모는 5500억 원대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시장에서 외국산 브랜드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라는 것. 다국적 기업 네슬레의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퓨리’, 마스그룹 소속의 ‘시저’ ‘로얄캐닌’ 등의 외국 브랜드가 국내 펫푸드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 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료 수입량은 지난 2011년 3만 6308톤에서 2016년 5만 3292톤으로  늘었다.

 

로얄캐닌 전북 김제 공장 전경. 사진 = 로얄캐닌코리아

 

반면 국내 브랜드의 펫푸드 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 대한사료, 대주사업, 제일사료 등이 국내 펫푸드 시장점유율의 상위에 포진해있긴 하지만, 점유율은 각각 10% 미만이다. 

 

최근 국내 유통 및 식품 대기업들이 국내 펫푸드 시장 도전을 천명하면서 본격적인 펫푸드 시장 경쟁을 예고했으나, 글로벌 펫푸드 브랜드인 ‘로얄캐닌’이 전북 김제에 사료 공장을 착공하면서 국내시장 점유율 굳히기에 들어가 당분간 시장 탈환은 쉽지 않을 분위기다. 오랜 시간 수입산 펫푸드에 익숙해져 있는 탓에 국산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국내 기업들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국내 대기업들, ‘프리미엄화’로 차별화 모색

 

그럼에도 국내 대기업들은 자신 있어 하는 모습이다. 일반 식품 분야에서 쌓아온 탄탄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펫푸드 시장에서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사료에 치중됐던 한정된 시각의 펫푸드에서 벗어나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음식' 개념으로 반려동물 식품을 제조하는 추세다. 

 

이들은 천연 성분 등의 차별화된 원료에서부터 반려동물용 건강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 사로잡기에 나섰다. CJ제일제당, 동원F&B 등의 식품 기업은 물론 서울우유, 건강 기능식품 회사인 KGC인삼공사도 두 팔 걷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의 PB브랜드인 ‘노브랜드’가 자체 브랜드를 출시했다. 

 

이마트의 PB브랜드 '노브랜드'가 판매 중인 펫푸드. 사진 = 이마트

 
지난 1988년부터 반려견 사료를 생산해온 CJ제일제당은 2013년 ‘오프레시’, 2014년 ‘오네이처’를 내놓으면서 꾸준히 펫푸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반려동물 전용 사료의 특징은 반려동물의 연령대에 맞춰 제품을 세분화했다는 점이다. 나이에 따라 필요한 영양분을 알맞게 공급한다. 동원F&B는 30년간 고양이 습식 캔을 수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양이용 사료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출시했다.   

 

유제품 전문인 서울우유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국산 원유로 만든 반려동물 전용 우유 ‘아이펫밀크’를 시장에 내놨다. 아이펫밀크는 체내 유당 분해 효소인 락타아제가 없는 반려동물을 고려해 유당을 분해할 수 있는 ‘락토프리’ 성분을 첨가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선두주자다. 강아지 전용 멀티샵인 ‘몰리스샵’을 운영 중인 이마트는 최근 PB브랜드인 ‘노브랜드’를 통해 ‘마이프랜드푸드(마푸mafoo)’를 출시했다. 이는 지난 2016년부터 판매해온 노브랜드의 대용량 반려동물 사료의 판매 실적 호조에 따른 결과다. 노브랜드의 펫푸드 매출 증가율은 57.3%로 펫푸드 분야 증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 '지니펫'의 사료에는 홍삼 성분이 함유된다. 사진 = 지니펫 

 

가장 눈에 띄는 곳은 KGC인삼공사다. 홍삼 전문 브랜드라는 특징을 살려 펫푸드 산업 분야에서 차별성을 가했다. 지난 2015년부터 반려동물 전용 프리미엄 브랜드인 ‘지니펫’을 내놓고, 6년근 홍삼 성분과 인삼 농축액이 포함된 반려동물 전용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건강 주식’으로는 유기농 사료와 홀리스틱을, ‘건강 보조식’에는 영양제와 건강 간식을 판매 중이다. 지니펫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KGC인삼공사는 지니펫에 들어가는 성분들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고급화·세분화’ ‘프리미엄’ 펫푸드의 이면 

 

반려동물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펫푸드는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에 따라 ‘고급화·세분화’되는 양상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외국산 제품 외에도 다양한 국내 제품을 선택할 수 있어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그 속내는 조금 다르다. 물론 제품군이 넓어진 것은 좋은 일이고, 반려동물 역시 가족이기에 몸에 좋은 식품을 먹이고 싶지만 가격적인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며 홀로 강아지를 키우는 A씨는 “건강에 좋은 프리미엄 제품이 출시된 것은 정말 고맙지만, 가격 탓에 고민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강아지가 노견이라 건강에 신경 쓰고 싶어서 홍삼이 함유된 제품을 먹이지만 부담이 된다. 그래서 살 때마다 큰 맘 먹고 산다”고 말했다. 지니펫이 출시한 ‘홍삼 함유 기본식 유기농’의 6㎏짜리 가격은 8만 9000원에 달한다.

 

또 다른 1인 가구 B씨는 강아지 전용 펫밀크가 시중의 사람이 먹는 우유보다 비싸다고 지적한다. “동물들은 일부 사람들처럼 우유를 소화하는 성분이 없어 ‘락토프리’ 제품이 사용된다고 들었다. 하지만 펫밀크는 시중 일반 우유뿐만 아니라 사람이 먹는 락토프리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며 “그래서 여유가 있을 때는 펫밀크를 주지만, 그렇지 못 할 때는 시중의 락토프리 제품을 먹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우유의 반려동물 전용 우유 '아이펫밀크'는 락토프리 제품이다. 사진 = 서울우유  

 

실제로 서울우유 아이펫밀크의 경우, 180㎖에 2300원(대형마트 기준)으로 서울우유의 일반 1ℓ짜리 우유 가격과 비슷하다. 같은 용량이라면 5배나 비싼 값이다. 락토프리 제품과 비교하자면, 매일유업이 판매 중인 ‘소화가 잘 되는 우유’의 가격은 930㎖에 4700원이다. 사람을 위한 락토프리 우유 가격이 일반 우유의 약 2배인 반면, 반려동물을 위한 락토프리 우유 가격은 약 5배인 이유는 뭘까?

 

서울우유 측의 설명은 반려동물 맞춤 제품인 만큼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한 성분들이 첨가된다는 것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아이펫밀크는 수입산 펫밀크에 비해 저렴하고, 비교적 합리적 가격으로 출시됐지만, 반려동물 전용 우유이기 때문에 사람이 마시는 일반 우유와 생산 과정이 다르며, 제조 비용이나 유통 비용에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펫밀크 외에도 강아지 전용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제품을 고민 중”이라며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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