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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우리은행 추석 전 전산장애 원인, ‘송금 서버 과부하’로 판명

손태승 은행장 “전산시스템 재분석해 재발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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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08호 정의식⁄ 2018.10.01 17:16:32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입구. 사진 =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1일 우리은행과 타 은행 사이의 송금이 안 되는 전산장애가 발생해 수많은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다. 갑작스런 장애가 발생하자 책임 소재를 두고 우리은행과 금융결제원이 공방을 벌이기도 했지만, 결국 문제는 우리은행 측 송금 서버가 과부하된 때문으로 판명됐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전산 시스템을 재분석해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5월 전산 시스템 교체 후 소비자 민원이 폭증하고, 급기야 추석 연휴에 대형 장애까지 발생하자 금융감독원은 경영실태평가로 우리은행의 전산 시스템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유례없는 대형 전산장애… 소비자 불평

 

추석 연휴를 앞둔 마지막 근무일이었던 지난 9월 21일(금) 많은 기업의 재무담당자들을 진땀 흘리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은행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해 타 은행으로의 송금이 되지 않았던 것. 

 

장애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부터 시작됐다.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뱅킹 모두 우리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하거나, 타 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송금을 시도하면 송금이 아예 안 되거나 한없이 늦어졌다. 

21일 장애 당시 우리은행의 사과 공지 게시물. 사진 = 우리은행

문제는 21일이 상당수 기업의 급여가 지급되는 날인 데다 추석을 맞아 떡값‧보너스 등을 지급하는 기업도 많았다는 것. 1년 중 가장 많이 이체 업무가 몰리는 날에 장애가 발생하자 급여가 제대로 입금되지 않거나 지연 입금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에 일부 기업의 재무담당자들은 직접 인근의 우리은행 지점을 찾아가 현장에서 급여이체 등의 업무를 처리하기도 했다. 

 

개인소비자들도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리은행 고객은 물론 타 은행 고객들도 갑작스런 전산장애로 이체 업무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불평을 털어놨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5월에도 전산 시스템 교체 작업 직후 전산 장애가 발생했던 적이 있어 불만의 강도가 더 컸다.

 

급기야 일부 소비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올렸다. 한 청원자는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왜 해결을 안 하는 것인지, 이런 일이 있으면 일단 국민에게 사과를 먼저 해야 하는 게 순서 아닌가요”라고 지적했다.

 

은행공동망 회선 장애 vs 송금 서버 과부하

 

문제 발생 초기 단계에서 우리은행 측은 장애의 원인이 ‘은행공동망 회선’에 있다고 봤다. 우리은행은 “금융결제원의 타행 공동망 회선 중 우리은행과 연결된 회선 장애로 문제가 발생했다”며 “금융결제원에 접촉해 오전 10시께 복구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0시 이후로도 송금 장애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송금 거래가 됐다가 안 됐다가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에 우리은행 측은 “전산 장애로 처리하지 못한 거래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없어 금융결제원 망을 붙였다가 뗐다 하는 과정에서 일부 금융 거래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결제원은 우리은행 측의 상황 분석에 동의하지 않았다. 금융결제원은 21일 오후 해명 자료를 통해 “금융공동망과 우리은행 간 연결 회선을 점검한 결과, 금결원 측의 전산 장애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만약 우리가 운영하는 은행 공동망에 문제가 있다면 타 은행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어야 했다. 다른 은행은 문제가 없는데 우리은행에서만 장애가 발생하는 건 우리은행 쪽 전산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 = 연합뉴스

이후 우리은행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저희 쪽에서 금융결제원으로 송금 정보가 나가는 서버의 과부하 때문인 것으로 판명됐다”며 “서버 증설로 문제를 해결했다.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는 해명을 내놨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비슷한 결론을 피력했다. 손 행장은 추석 연휴 직후인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결제원의 타행 공동 전산망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고, 우리은행 시스템에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추석 연휴가 지난 오늘도 거래량이 굉장히 많았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장애가 해결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전산 시스템을 다시 한번 더 분석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산시스템 교체 후 민원 폭증… 금감원 '집중 감사' 예정

 

손 행장은 우리은행의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지만, 업계에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는 전문가도 있다. 이들은 우리은행의 전산 장애가 좀더 근본적인 문제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한 보안 전문가는 “지난 5월 우리은행이 차세대 전산 시스템 ‘위니(WINI)’를 도입한 이후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 관련 거래 지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 추석은 위니 도입 이후 첫 번째 명절 대목이었는데, 다음 명절 때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으란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전산 시스템 교체 이후 지속적인 거래 지연 문제에 시달려왔다. 교체 첫날인 5월 8일 오전 9시부터 3시간가량 모바일뱅킹앱 ‘원터치개인뱅킹’의 접속이 지연됐고, 31일 오후 6시 45분부터 한 시간가량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을 통한 거래가 되지 않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민원 건수 공시. 자료 = 전국은행연합회

전국은행연합회의 ‘은행 민원 건수 공시’를 살펴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좀더 드러난다. 2018년 2분기(4월~6월) 기준 우리은행에 제기된 민원은 총 682건으로 KB국민은행(122건), 신한은행(97건), KEB하나은행(90건) 등 경쟁 은행을 압도한다. 앞서 1분기까지만 해도 우리은행의 민원은 타 은행과 비슷한 90건에 불과했다. 

 

전 분기보다 무려 651.28% 민원이 늘어난 이유는 단연 전산 시스템이다. 유형별 민원 건수를 살펴보면, 수신 29건, 여신 27건, 외환 23건, 신용카드 18건 등으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전자금융, 펀드, 방캬슈랑스 등 복합상품 판매 관련, 홈페이지 오류, 직원 응대 등이 포함된 기타 유형이 전 분기의 18건에서 585건으로 무려 3037%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추석 연휴 직전에 대형 사고가 터지자 금융감독원도 우리은행의 전산 시스템 문제에 주목하게 됐다. 금감원은 오는 10일부터 3~4주간 우리은행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기적인 경영실태평가지만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전산 시스템을 새로 도입한 후 장애가 계속 발생한 점을 감안, IT 부문에 대해 집중적인 검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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