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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나홀로 세계여행 - 베트남] 자유로운 사회주의, 하노이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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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9호 김현주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7.06.12 09:56:40

(CNB저널 = 김현주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7일차 (디엔비엔푸)

시내와 외곽을 스쿠터를 타고 돈다. 도시 곳곳에는 크고 작은 흠몽(Hmong)족 마을이 산재해 있다. 높은 언덕에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있고 그 아래로는 계단식 논들이 조성되어 있다. 눈을 들어 보니 멀리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모두 우리나라 오대산, 설악산 높이의 산들이다. 이 지역은 도시 전체 인구의 절반이 소수 민족이지만 고립되지 않은 채 주류 문화에 섞여 도시화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전적지 탐방

도시 거의 모든 곳이 전적지라고 봐도 될 만큼 전쟁의 흔적은 많이 남아있다. 전적지마다 막 새 단장 사업이 진행 중이다. 전쟁이 끝난 지 60여년, 통일 후 40여년, 이 나라도 이제 역사 유산을 챙길 때가 되었다. 공항 활주로 바로 남쪽에는 전쟁 당시 프랑스군 사령부가 사용했던 지하 벙커(일명 디엔비엔푸 터널)가 원래 모습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 옆에는 프랑스군으로부터 노획한 탱크가 전시되어 있다. A1, C1, C2 고지 등 도시 내 높고 낮은 언덕들은 대부분 프랑스군 벙커(요새)였다가 월맹군에게 점령당한 것들이다. 포위된 프랑스군을 향하여 돌격해 오는 호치민 월맹군의 함성이 생생히 들리는 것만 같다. 

▲호안끼엠 호수 휴일 풍경. 사진 = 김현주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 사진 = 김현주


8일차 (디엔비엔푸 → 하노이)

자유분방한 도시 하노이

아침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향한다. 아름다운 산악 도로로 이어지는 12시간, 436km 거리가 지루할 틈이 없다. 느긋하게 슬로우 여행의 마지막 구간을 즐긴다. 한국에 살면서 가질 수 없는 12시간의 휴식이다. 하노이 올드 타운 관광객 거리는 금요일 밤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섞여 소란스럽다. 하노이 젊은이들이 모두 나온 것 같다. 누가 베트남을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겠는가? 내가 다녔던 지구상 어느 도시보다도 자유분방하다.


9일차 (하노이 → 익일 아침 서울 도착)

도시 탐방에 나선다. 하노이 관광 중심은 호안끼엠(Hoan Kiem) 호수다. 호수를 둘러싸고 공원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호수 북쪽은 올드 타운, 호수 남쪽은 도심과 이어진다. 주말을 맞아 호수 주변은 차량과 오토바이가 통제되어 걷기에 그만이다. 가톨릭 신도들이 많은 하노이 거리에는 크리스마스가 넘치고 성(聖) 요셉 성당 성탄 장식이 우아하다. 거리마다 독립(건국) 70주년 기념 페넌트(끝이 뾰죡한 깃발)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치장되어 걸려 있다.

군사박물관에 들렀다가 바로 길 건너편 레닌 광장, 그리고 대사관 거리를 지나 호치민 영묘(mausoleum)까지 간다. 흰 제복의 위병들이 미동도 하지 않고 영웅의 묘소를 지킨다. 참고로, 호치민은 베트남전(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 1955~1975년)이 한창인 1969년 사망했다. 영묘 양옆으로 왼쪽에는 ‘사회주의여 영원하라,’ 오른쪽에는 ‘호치민 주석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는 대형 글 간판이 세워져 있다. 

▲하노이 올드 타운. 사진 = 김현주

▲디엔비엔푸 주변 전경. 가파른 산비탈이 깎여 만들어진 계단식 논이 인상적이다. 사진 = 김현주

맛 탐방 천국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와 국립역사박물관을 끝으로 하노이 탐방을 끝내고 맡긴 짐을 찾으러 숙소로 돌아가기 위하여 올드 타운을 관통한다. 음식 냄새가 시장기를 몹시 자극한다. 베트남 어디를 가도 고소한 음식 냄새가 따라다닌다. 제법 괜찮은 식당에서 양껏 시켜 먹어도 음식 값이 한화 환산 5천원을 넘지 않는 하노이는 실로 맛 탐방의 메카이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사철 하노이 거리에 넘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자정 지난 이튿날 새벽 1시 45분. 승객을 가득 태우고 이륙한 비엣젯(Vietjet) 항공기는 4시간을 날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 육로와 수로 합쳐서 1254km를 주파한 힐링의 인도차이나 내륙 횡단 여행이 무사히 끝난 것에 감사드린다. 

(정리 = 김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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